현대시 옛시방

김삿갓 / 20. 一峰二峰三四峰(일봉이봉삼사봉)

모링가연구가 2008. 11. 1. 04:32

김삿갓 / 20. 一峰二峰三四峰(일봉이봉삼사봉)

 




      20. 一峰二峰三四峰(일봉이봉삼사봉) 김삿갓 明宗 때의 명필이요 풍류객이었던 蓬萊 楊士彦(봉래 양사언)이 수십 질 높이의 암벽에 새겼다는 <萬瀑洞(만폭동)> 세 글자를 바라보며 일만 이천 봉우리 중에서 47개의 봉우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偈惺樓(게성루)가 여기에서 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欲識金剛眞面目(욕식금강진명목) 금강산의 참된 면목을 알려거든 夕陽須上偈惺樓(석양정상게성루) 석양 무렵에 게성루에 올라 보라." 는 옛 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藥師庵(약사암), 白雲庵(백운암), 兜率庵(도솔암) , 迦葉庵(가엽암) 등 수없이 많은 암자를 지나 드디어 偈惺樓(게성루)에 올랐다. 개성루 위에서는 금강 1만 2천 봉 중에서 47개의 산봉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특색이었다. 김삿갓은 개성루에 올라서서 사방을 두루 살펴보았다. 과연 남쪽으로 보이는 것은 능허봉(凌虛峰)과 영랑봉(永郞峰) 등이요, 동쪽으로 보이는 것은 일출봉(日出峰)과 월출봉(月出峰) 등이요, 북쪽으로 보이는 것은 백옥봉(白玉峰)과 옥선봉(玉仙峰) 등등이여서 그야말로 장관 그것 이였다. 처음에는 높다란 산봉우리 몇 개만인줄 알았는데, 유심히 살펴보니 짙은 안개(구름) 속에서 높은 봉우리들 사이사이로 무수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낮은 봉우리들을 세어보던 김삿갓은 시흥에 겨워 즉흥시 한 수를 이렇게 읊었다. 一峰二峰三四峰(일봉이봉 삼사봉) 하나 둘 셋 네 봉우리 五峰六峰七八峰(오봉육봉 칠팔봉)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봉우리 須須更作千萬峰(수수갱작 천만봉) 삽시간에 천만 봉이 새로 생겨나 九萬長天都是峰(구만장천 도시봉) 하늘 아래는 모두 산봉우리뿐이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은 산봉우리만이 아니었다. 북쪽은 산에 가려 하늘이 보이지 않지만 동쪽은 산과 산 사이로 동해바다의 만경창파가 한눈에 바라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김삿갓은 또 한수를 읊었다. 泰山在後天無北(태산재후 천무북) 태산이 뒤를 가려 북쪽은 하늘이 없고 大海當前地盡東(대해당전 지진동) 눈앞은 바다여서 동쪽은 땅의 끝이네 橋下東西南北路(교하동서 남북로) 다리 아래 길은 사방으로 통해 있고 杖頭一萬二千峰(장두일만 이천봉) 일만 이천 봉이 지팡이 끝에 매달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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