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옛시방

김삿갓 / 19. 松松栢栢岩岩廻(송송백백암암회)

모링가연구가 2008. 10. 25. 05:11

김삿갓 / 19. 松松栢栢岩岩廻(송송백백암암회)

 




    19. 松松栢栢岩岩廻(송송백백암암회) 김삿갓 정처 없이 발길을 옮겼다고는 하지만 북으로 북으로 걸음을 거듭한 김삿갓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금강산에 도착하였다. 산수를 좋아했던 옛 선비들이 그토록 황홀해하면서 찬탄해 마지않았던 바로 그 금강산이다. 산길을 걸어가노라니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산과 산, 물과 물, 소나무와 바위뿐이건만 어디를 보아도 절경이 아닌 곳이 없어서 그의 머릿속에서는 저절로 시 한 수가 그려지고 있었다. 松松栢栢岩岩廻(송송백백암암회)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 바위와 바위를 돌고 도니 水水山山處處奇(수수산산처처기) 물과 물, 산과 산이 한데 어우러져 가는 곳마다 기이하구나. 옛날의 시인들은 좋은 경치를 만나면 숫제 미쳐 버렸던 모양이지만 그런 점에 있어서는 당시의 시인이라고 해서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김삿갓은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에 도취하여 자기도 모르게 또 한 수를 내 뿜었다. 一步二顧三步立(일보이고삼보립) 한 걸음 걷고 두 번 돌아보고 세 걸음에 다시 스네. 山靑石白間間花(산청석백간간화) 푸른 산 흰 바위 사이사이 꽃이로다. 若使畵工摸此景(약사화공모차경) 화공을 불러다가 이 경치 그리게 한들 其於林下鳥聲何(기어림하조성하) 숲 속의 새소리야 무슨 수로 그릴꼬. 갈래 : 칠언절구 성격 : 서정시, 서사시 사람들은 좋은 경치를 보면 한 폭의 그림 같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잘 그린 그림이기로서니 어찌 實景(실경)을 따르겠는가. 설사 실경을 그대로 그려 낸다하더라도 물소리 새 소리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으랴. <其於林下鳥聲何> 과연 名句(명구)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