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옛시방

음미 해볼만한 옛시조

모링가연구가 2008. 10. 4. 06:12

 

花石亭(화석정)      

 

林亭秋已晩   (임정추이만)   숲속 정자에 가을이 찾아 드니

騷客意無窮   (소객의무궁)   시인의  마음은 끝이 없구나
遠水連天碧   (원수연천벽)   머언 강물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더욱 붉고나

山吐孤輪月   (산토고륜월)   산은 한떨기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었도다
塞鴻何處去   (새홍하처거)   변방 기러기 어디로 날아 가느뇨

聲斷暮雲中   (성단모운중)   울음소리 석양속에 사라져 가네

 

栗谷 李珥

 

이이(李珥 1536년 음력 12월 26일~1584년 음력 1월 16일)는

조선시대의 문신 학자이며 정치가다.

본관은 덕수 자는 숙헌(叔獻) 호는 율곡(栗谷)·석담(石潭)·우재(愚齋) 시호는 문성(文成)이다.

 

이 시는 율곡 선생이 8세때 지었다 하는데 그 절묘한 시가 고금의 걸작이다.

강물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다던가 단풍이 해를 향해 더욱 붉다는 식의 표현

그리고 산은 달을 토해 내고 강은 바람을 머금었다는 연결성 대칭성의 표현은 가히 대가다운 면모라 아니 할수 없다. 어찌 8세 소년의 작품이 이처럼 아름답고 빼어 날수 있을까 ?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산 100-1 번지에 있다는

그 화석정은 물론 임진 왜란 당시에 불타 없어졌다 한다.

이율곡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매일 화석정에 올라 정자의 마루

기둥 모두를 기름칠을 하고 닦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선생이 훗날

나라에 변고가 생기거든 이 서찰을 나라에서 나온이에게 전하라 했다한다.

 

임란이 터지자 선조임금이 장차 북으로 몽진을 가게 되어 이곳 임진강 나루에 다다랐다.

왜병의 추격은 심한데 때는 밤중이라 사방이 칠흑같이 어둡고 억수비는 퍼붓는데

지척을 분간키 어려웠다. 도대체 어디에 배를 뛰우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하던중

당시 도승지로 있던 오성 이항복이 그 옛날 이곳이 율곡이 거처하던 땅임을 알고

필시 선생의 선견지명이 있을거라 짐작하고 급히 율곡의 집으로 달려가니 ... 율곡의 후손이 정중히 밀봉한 한통의 서찰을 내 놓아 뜯어보니 화석정에 불을 질르라는 내용 이었다.

 

그 길로 현장에 말을 달려가 화석정에 불을 질르니 몇년을 기름먹인 정자가 온통 불덩이가

되어 사방 수십리를 밝려 그 틈을 이용하여 선조대왕의 어가가 무사히 임진강을 건넜다 한다.

선조 임금이 탄식 하기를 역시 충신은 죽어서도 임금을 잊지 않는도다 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