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옛시방

♡ 모닝 커피

모링가연구가 2013. 4. 20. 11:27

♡ 모닝  커피/청원 이명희 ♡  
칙칙 소리를 지르며                 
팔팔 끓는 물소리가 거실까지 요란하다
무엇이든 끓는 것은 더운 김을 토하며
가슴 언저리를 젖게 하는 것일까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식탁에 앉아
예쁜 머그잔에 커피 두 스픈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니 물결무늬를 그리며 
사르르 녹는 커피향이 그윽하다 
커피 잔을 두 손으로 움켜쥐니 
그리움 같은 따스함이 밀려온다 
후후 불어가며 마신 한모금의 커피 
떱떱했던 입안에서 그윽한 향기를 뿜어낸다 
가슴 뜨거워 못 견디겠다고 
뜨거움 김 칙칙 뿜어내던 물방울들이
커피와 아우러져 이렇게 향기로울 수 있듯
사람 놀라게 하는 뜨거운 일도 
뱉어 버리고 싶은 쓰디 쓴 삶의 맛도 
커피처럼 살아가는데 묘약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보다 더 뜨거운 커피 온 가슴을 뜨겁게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