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미상의 중국화 <왕소군상(王昭君像)>
客枕條蕭夢不仁 滿天霜月照吾隣
綠竹靑松千古節 紅桃白李片時春
昭君玉骨湖地土 貴妃花容馬嵬塵
人性本非無情物 寞惜今宵解汝?
(객침조소몽불인 만천상월조오린
녹죽청송천고절 홍도백리편시춘
소군옥골호지토 귀비화용마외진
인성본비무정물 막석금소해여거)
나그네 잠자리 허전하니 꿈마저 편치 못한데
하늘 가득한 서리속 달빛 내 옆자리 비추네
초록빛 대와 푸른 소나무 천년의 절개 자랑하고
붉은 복사꽃 하이얀 오얏꽃은 잠깐의 봄을 즐기네
왕소군의 옥 같은 모습은 오랑캐 땅 흙이 되었고
꽃 같은 양귀비의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 되었지
사람의 성정이 본래 무정한 것은 아니니
오늘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행여 아끼지 마오
☞ 김립(金笠), <증모녀(贈某女)>
※ 삿갓이 세상을 떠돌다 두만강 기슭의 작은 고을 종성(鐘城)에서 한 과부를 보고 지은 시라 한다. 그가 만난 아낙은 비록 시골 여인이었지만 촌티가 느껴지지 않았고, 글도 아는 제법 교양 있는 여인이었다 한다.
다분히 장난기 넘치는 시지만 이 시로 인해 생면부지의 두 사람이 하룻밤 만리장성까지 쌓았다 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시에 그럴 듯한 얘기를 얽자니 그렇게 짜여졌는지도 모르겠다.
※ 근현대 중국화가 왕숙휘(王叔暉)의 <귀비출욕(貴妃出浴)> (1933年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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