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옛시방

나 죽어도 설악이 되어

모링가연구가 2008. 10. 1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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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어도 설악이 되어


하담 / 이영희


흑해를 건너 검붉은 혼을 이끌고

바람이 울고 가는 대청봉에 눈을 뜨다

마법에 주문이 한 꺼풀 벗겨지면

숨통을 끊어놓은 설악에

살 내음을 썩혀 갇히고 싶다


한 마리 새가되어 부리를 묻고

유리알 부서진 숭고한 상아탑 칼끝

그 아늑한 피안에 靈을 뉘일 때

천년을 묵시한 동자의 숨결에

세인의 세치 혀 놀림은 사치였다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며

숨 쉬는 사유가 작아지는

위대한 가르침을 주는 당신

한발 내딛는 화강암 굳은 그늘

집시 슬픔 깊어 무심한 일몰이여

마등령을 넘게 해다오


오 , 설악

나죽어 하얀 명주올 되어 걸쳐놓고

바람 고운 능선에 고운님 오실 때

화르르 내려앉아 목젖 채운 사랑 한 잎

비선대 명경수에 고요히 흐르리라
*
설악의 단풍을 
걷고 싶습니다.
가을하을을 머리에 이고 
설악의 숲을 타고 싶습니다.
천년그리움님들
가을의 빛으로 
행복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