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옛시방

술에 관한 옛시조 모음

모링가연구가 2008. 9. 8. 05:29

술에 관한 옛시조 모음

 

술에 관한 옛시조 모음

술이 몇 가지요 청주와 탁주로다

먹고 취할선정 청탁이 관계하랴
달 밝고 풍청한 밤이어니 아니 깬들 어떠리

< 신 흠 >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소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 덧시름 잊을일 의논코자 하노라

< 김 육 >


대추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뜻 들으며
벼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내리는고
술익자 체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하리

< 황 희 >


한잔 먹세그려 또 한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 정 철 >


짚방석 내지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
아이야 박주산챌 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 한석봉 >


꽃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완월장취 하려뇨

< 이정보 >


곡구롱 우는 소리에 낮잠 깨어 일어보니
작은아들 글 읽고 며늘아기 베 짜는데 어린손자 꽃놀이한다
마초아 지어미 술 거르며 맛보라고 하더라

< 오경화 >


잔들고 혼자 앉아 먼 뫼를 바라보니
그리운 님이 오다 반가움이 이러하랴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못내 좋아 하노라

< 윤선도 >


적설이 다 녹도록 봄 소식을 모르더니
귀홍은 득의 천공 활이요 와류는 심생 수동요라
아이야 새술 걸러라 새봄맞이 하리라

< 김수장 >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는다
잔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 하노라

< 임 제 >


재너머 성권농 집에 술 익단 말 어제 듣고
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즐 타고
아해야 네 권농 계시냐 정좌수 왔다 하여라

< 정 철>


술을 취케 먹고 두렷이 앉았으니
억만 시름이 가노라 하직한다
아해야 잔 가득 부어라 시름 전송하리라

< 정태화 >


벼슬을 저마다 하면 농부할 이 뉘 있으며
의원이 병 고치면 북망산이 저러 하랴
아해야 잔 가득 부어라 내 뜻대로 하리라

< 김창업 >


도화는 흩날리고 녹음은 퍼져 온다
꾀꼬리 새노래는 연우에 구을거다
맞추어 잔 들어 권하랄 제 담장 가인 오도다

< 안민영 >


엊그제 덜 괸 술을 질동이에 가득 붓고
설 데친 무우 나물 청국장 끼쳐 내니
세상에 육식자들이 이 맛을 어이 알리요

< 김천택 >


주인이 술 부으니 객을랑 노래하소
한잔 술 한 곡조씩 새도록 즐기다가
새거든 새 술 새 노래를 이어 놀려 하노라

< 이상우 >


오늘이 무슨 날이 노부의 현고신이로다
술 빚고 벗 있는데 달이 더욱 아름다워
아희야 거문고 청쳐라 취코 놀려 하노라

< 정내교 >


청류벽에 배를 매고 백은탄에 그물 걸어
자님은 고기를 눈살 같이 회쳐 놓고
아희야 잔 자로 부어라 무진토록 먹으리라

< 윤 유 >


술 깨어 일어 앉아 거문고를 희롱하니
창 밖에 섰는 학이 즐겨서 넘노는다
아해야 남은 술 부어라 흥이 다시 오노매라

< 김성최 >


거문고 술 꽂아 놓고 호젓이 낮잠든 제
시문 견폐성에 반가운 벗 오도괴야
아해야 점심도 하려니와 외자 탁주 내어라

< 김창업 >


공명이 그 무엇인가 욕된일 많으니라
三盃酒(삼배주)一曲琴(일곡금)으로 사업을 삼아두고
이 좋은 태평연월에 이리저리 늙어리라

< 김천택 >


태백이 술 실러 가더니 달 지도록 아니 온다
오는 배 귄가 보니 거물 실은 어선이로다
아희야 잔 씻어 놓아라 하마 올 까 하노라

< 작자 미상 >


앞 내에 고기 낚고 뒷 매에 산채 캐어
아침밥 좋이 먹고 초당에 누웠으니
지어미 잠깨워 이르되 술맛 보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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