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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풍래암향만

모링가연구가 2008. 4. 6. 06:31

※ 장대천(張大千)의 <수전풍래암향만(水殿風來暗香滿)>(1982年作)  

 

冰肌玉骨淸無汗  水殿風來暗香滿
繡簾一點月窺人  攲枕釵橫雲鬢亂

起來瓊戶啓無聲  時見疏星渡河漢
屈指西風幾時來  只恐流年暗中換
(빙기옥골청무한 수전풍래암향만
 수렴일점월규인 기침차횡운빈란

 기래경호계무성 시견소성도하한
 굴지서풍기시래 지공류년암중환)

얼음 같은 살결, 옥 같은 자태 말끔하기 그지없고 
물가 전각에 바람 불어오니 그윽한 매향(梅香) 가득하네
고운 발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달 사람을 엿보는데
기운 베갯머리 가로지른 비녀에 머리카락 어지럽네

일어나 소리 없는 궁궐의 밤 일깨우는데
때로 드문드문 보이는 별들 은하수를 건너네
몇 시나 되었는지 서풍에 손가락 구부려 보며
흐르는 세월 어느 새 바뀌어 버릴까 두려울 뿐

 

☞ 맹창(孟昶), <옥루춘(玉樓春)>/<목란화(木蘭花)>


※ 孟昶: 오대(五代) 후촉(後蜀)의 사주(嗣主/國王). 문짝이나 문설주에 붙이는 문련(門聯), 집의 기둥에 붙이는 영련(楹聯), 신년에 내거는 춘련(春聯), 경사(慶事) 때에 쓰는 희련(喜聯), 조문(弔問) 글귀로 쓰는 만련(輓聯), 장수(長壽)를 축원하는 수련(壽聯) 등의 대련(對聯)·대자(大字)가 모두 그로부터 비롯되었다한다.


※ 繡簾: 무늬 놓아 드리운 발
※ 雲鬢: 여자의 귀밑으로 드려진 탐스러운 머리털을 함박 송이 같은 구름에 비유(比喩)한 말.

※ 瓊戶: 옥같은 집. 궁전

 

※ 근현대 중국화가 장대천(張大千)의 <수전암향(水殿暗香)>(1962年作)

 

※ 맹창의 <옥루춘>과 그에 얽힌 이야기는 민간에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훗날 다른 이름으로 재구성되기도 한다.

 

북송(北宋)시대 소식(蘇軾)은 <동선가(洞仙歌>라는 이름으로 다시 내놓았고, 남송(南宋)의 문인 주자지(周紫芝)는 이를 ≪죽파시화≫에 담아 소개했다.  

 

冰肌玉骨  自淸凉無汗
水殿風來暗香滿
繡帘開  一點明月窺人  人未寢  欹枕釵橫鬢亂
起來携素手 庭戶無聲  時見疏星渡河漢
試問夜如何  夜已三更  金波淡  玉繩低轉
但屈指西風幾時來  又不道流年暗中偸換

 

☞ 소식(蘇軾), <동선가(洞仙歌)>(詞)


※ 소식이 <등선가>를 지은 것은 어린 시절 한 노인을 만난 추억에서 비롯된다. 그 노인이 소식에게 <옥루춘>이 나오게 된 사연을 들려주었던 것이다. 

 

노인에 따르면, 맹창과 화예부인(花蕊夫人)이 어느 무더운 여름 밤 잠자리에서 일어나 마하지(摩訶池)에서 더위를 식혔다. 이때 맹창은 이 노인에게 <등선가>를 지으라 명했다 한다. 

 

노인이 등선가를 불렀는데 훗날 소식은 두 구절만을 기억할 뿐이었다. 나머지는 민간에 전해내려오는 얘기를 바탕으로 소식이 재구성한 것이다. 

 

※ 근현대 중국화가 장대천(張大千)의 <수전암향(水殿暗香)>(1950年作)

 

※ 주자지의 ≪죽파시화≫에 실린 <등선가> 역시 맹창의 <옥루춘>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거의 유사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冰肌玉骨淸無汗  水殿風來暗香滿
帘間明月獨窺人  欹枕釵橫雲鬢亂
三更庭院悄無聲  時見疏星度河漢
屈指西風幾時來  只恐少年暗中換  

 

※ 근현대 중국화가 미경운(糜耕雲)의 <수전풍래암향만(水殿風來暗香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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