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옛시방

청산리 벽계수야 / 월하

모링가연구가 2009. 6. 18. 05:46

청산리 벽계수야 / 월하

      1. 평시조(平時調) (청산리) 시조창의 아름다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자신 있게 꼽을 수 있는 곡이 바로 월하 선생의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가 아닐까 전주 없이 곧바로 청황종(潢, eb') 음을 곧게 내뻗으면서 시작한 맑디 맑은 성음은 임종(林, bb)과 청태주(汰, f')의 3음을 오가며1) 월하선생의 예술세계가 어떤 것인지 잘 웅변해주고 있다 한편 이 시조는 월하선생이 시조와 만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곡이기도 하다. 6·25전쟁 때 월하선생의 부산 피난 시절에 병으로 앓다가 3개월간 매일 부산 서대신동 구덕수원지까지 산책을 다닌 덕택에 병이 거의 나아가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월하선생은 매일 구덕수원지 물가에서 십여 명의 노인들이 ‘청산리 벽계수야’라는 시조만 부르는 것을 보면서 왜 3음계밖에 안되는 ‘청산리 벽계수야’만 부르냐며 다른 시조는 없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법조계 인사들이었는데 그 말을 전해들은 후 월하선생을 찾아오게 하여 ‘청산리 벽계수’를 배우게 되면 단전호흡도 되고 폐활량도 커져 건강에 매우 좋으니 꼭 배우라는 권유를 받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월하선생은 국악계에 입문하게 되었으며 그분들을 통해 ‘월하’라는 호도 지음받게 된 것이다 초장 : 청산리(靑山裡)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중장 : 일도창해(一到蒼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종장 :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여간들 어떠리 작자 : 황진이(黃眞伊, 생몰연대 미상). 본명은 진(眞). 기명(妓名)은 명월(明月) 개성 출신으로 조선 중종 때의 명기(名妓) 어릴 때 사서삼경을 읽고 시·서·음률에 모두 뛰어났으며 출중한 용모로 더욱 유명했다 서경덕 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 이라 자처했으며 시조 6수가 전한다 그의 시조 작품은 뛰어난 기교와 우리말을 쉽고 곱게 다룬 솜씨로 명성이 높다 주석 : 시조 악보상으로는 황종(黃, eb), 중려(仲, ab), 임종(林, bb)의 3음이 시조창의 주요 골격을 이루지만 이는 남성이 시조창할 때를 기준으로 만든 악보이고 여성이 시조창을 할 때에는 대개 남성보다 완전5도 정도 높은 음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조 악보에 나타난 ‘청산리’의 첫음 중려(仲, ab)는 실제 월하선생의 노래에서 청황종(潢, eb')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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