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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 전 태통령의 영전에 // 글 - 연못 님

모링가연구가 2009. 5. 24. 22:57

故 노 전 태통령의 영전에 // 글 - 연못 님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

 
술렁이던 세상에 한 줄기 빛이었던 님 가만히 있으려 해도 빛이 빛에 의해 반사되면 거침없이 일어나 앞으로 향하던 님 하늘이 내신 마음 감출 수 없어 온 마음 다해 몸부림쳐 산천을 울리더니 그 길이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어느새 검은 머리 희어지고 몸과 마음 쇠약해져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하셨나이다. 한 때는 한 나라의 군주였으면서도 당신을 위한 화려한 묘비를 택하지 않으시고 "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고 흙냄새 고향냄새 풍기는 마지막 말을 남기셨습니다. 임이여 가신 길도 어찌 이렇게 거친 길을 택하셨나이까 산천이 울고, 만민이 울분하고, 하늘이 탄식합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여운 속에 한 가닥 양심을 뽑아 낼 미지의 결말을 기다리던 민중을 뒤로하고 임은 가셨습니다. 그러나 세포들이 고요를 깨고 일어납니다. 모든 것을 안고 떠난 님을 향하여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고 이 땅에 남겨 놓으신 심오한 뜻을 품고서 이제는 고통이 없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싸움이 없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사욕이 없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빛바랜 진실이라도 일어나 함께 어우러진 살맛 나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하늘을 바라볼 줄 알고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따듯한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감춰진 진실이 얼굴 내밀 때 임도 우리 가운데 서 있으시기를 바라옵니다. 임의 영전에 작은 마음 하나 드립니다. 연못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