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운남성-곤명-서산-용문
처음 서산에 도착했을때
나는 이 산이 어떤 산인지 전혀 몰랐다.
장난감같은 꼬마 열차를 타고 산 입구까지 가선
다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생각보다 한참을 오른다고만 생각했고
발 아래 펼쳐지는 곤명호가
물빛은 그리 맑아보이지는 않지만
꽤나 넓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발 2500미터의 돌산인 서산!
게다가 도교와 불교사원들이 줄줄이 있는데
그중 제일 꼭대기에 있는 도교사원은
돌벽을 따라 일일이 굴을 파서
1333개의 계단도 만들고
절벽 사이로 사원도 만들어
부처님도 새기고 그곳에 예쁘게 색칠까지 하느라
무려 1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고
절벽에 밧줄로 몸을 묶은채 돌을 깎던 도공들이
무려 70명이 넘었다니...
무작정 올라간 나는 얼마나 놀라왔겠는가?
아주 그냥 깜짝 놀라버렸다.
입을 딱 벌린채 어머어머!
놀라고 또 놀라며 컴컴한 굴속도 지나고
절벽을 따라 돌계단도 지나서 도착한 도교사원 용문!
용문은 북두칠성중의 가장 큰 별의 신이라고...
하여 과거를 보러 갈 때면 이곳에 들려
기도를 하였다는데...
시험 보기도 부담스러웠을텐데
이 높은 산 꼭데기까지 올라와서 기도를?
하여튼 대단해~
낭떠러지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듯한 용문은
너무나 좁아서 한꺼번에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
게다가 사람들은 왜 그리 많은지
그저 한 자리에 서서
궁뎅이만 요리조리 돌리며 구경을...
게다가 바위를 떡 주무르듯 조각을 한 다음
온통 빨갛고 노랗고 새파란 색으로 진하게 칠해놓아
도교사원이라기 보다는
무슨 무당집에 온것 같기도...
허허 참!
1840년에서부터 13년 동안 이 산에선
대 공사가 이루어져구만.
그나저나 그 옛날엔 리프트도 없었을텐데
어찌 오르락내리락 하며
이런 난공사를 했단 말인가?
용문에서 놀라운 석굴을 보며
산 중턱으로 내려오면
이번엔 불교사원이...
개인적으로 어떤게 도교사원이고
어떤게 불교사원인지
나는 모른다.
그냥 모두가 절이다.
그런데 이곳의 계단 난간엔 자물쇠가 왕창 걸려있다.
그리고 절 앞에선 자물쇠에 글자를 새겨 파는 아저씨가...
그 아저씨 나를보더니
뭔가 의미있는듯한 웃음을 지으며 자물쇠 하나 사랜다.
부와 건강과 사랑을 기원하는 단어을 새겨줄테니
저 난간에 매달아서 소원을 이루란다.
에잇!
호기심에 들여다 보기는 하지만
나는 그런거 안 믿어요.
말도 안통하니
나도 의미있는 웃음으로 씨익!
산에는 사원들만 있는게 아니다.
재미난 전설이야기와 그를 재현한 것도 보이는데
이름하여 효우천!
옛날 이곳에 가뭄이 들었을때
물을 지어 날랐다는
효자소의 전설...
바깥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소가
바로바로 효자소로
저 샘물 안 쪽에 보이는 엄마소를 보살피고 있다는데...
저 안에는 약수가 쫄쫄~ 흐르고 있다.
어? 근데 왜 엄마소가 저리도 작은거지?
아뭏든...
옆의 정자엔 효자소의 스토리가 새겨져 있는...
무심히 지나가다보면 놓치기 쉬운
아주 작은 한 귀퉁이에 있던 효우천!
이곳에선 손 한번 씻고
효심 가득한 소 머리 한번 쓰다듬고...
곤명호가 발 아래 펼쳐지는 서산은
무심히 볼 곳이 아니다.
그저 리프트나 타며 쉽게 올라갈 곳도 아닌 듯하다.
지데루 흙을 밟고 산에 올라
천천히 구석구석 바라봐야 할 곳이다.
서산!
아주 멋진 산이다.
서산구경을 하고 내려오면
주~욱 길다랗게 기념품 가게들이 줄 지어 있다.
운남성에 퍼져있는 소수민족모습의
작은 인형콜렉션에서부터
각종 표정을 한 변검들의 미니어쳐들도 보이고
소수민족들이 만들었음직한
커다랗고 알록달록한 구슬을 꿰어놓은 목걸이들까지...
다음으로는 뭔지 잘 모르겠는 다양한 기념품들...
골동품은 아닌것 같고
그다지 비싼것 같지도 않지만
강렬한 색감이 시선을 끌어서
사지도 않으면서
괜시리 만지작 거린다.
이것저것 유심히 보다보면
의외로 웃음이 나오는 싸구려 장난감들도 있다.
예를 들면 땅콩모양의 플라스틱 장난감은
뚜껑을 열면 유치찬란한 새 두마리가
뽀뽀를 하면서 삐리삐리 소리가 난다.
아주 재미있어 열었다 닫았다...
그러다가 주인아줌마에게 눈총도 받고.
하지만 표정 진지한 이 처녀를 보시라.
망치와 정으로
딱딱한 돌멩이를 정교하게 쳐서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다운 석상을 만들고 있네.
남자도 아니고 여자가
망치로 돌을 두드리려면 힘들지 않을까?
아닌가?
오히려 더욱 더 섬세하고 부드럽고 정교할까?
하여간 처녀는 쪼그리고 앉아
온 정성을 다해 집중한다.
다음은 피리가게.
젊고 잘 생긴 중국남자가
이런저런 모양의 피리를 매달아놓고 팔고있다.
가격은 20위엔.
가늘고 긴 대나무에
노랑빨강 표주박을 꽃아놓은 저 피리들.
근데 피리장사 아저씨의 피리소리가
너무 아름답다.
그 소리에 반한 큰형부가 호기심에 물어보니
그냥 후~후 불란다.
아! 그런데 그게 그냥 후후 불어서는
소리가 안나니 어쩐다?
잠시 멈춰서선 즉흥 레슨을...
그 레슨 다 받고나선 이것저것 다 불어 보는데
그 중 제법 소리를 내는 빨간피리.
그 피리로 골라 하나 사더니
이제부터는 길을 걸으며 실습에 또 실습을...
그러더니 나중엔 못하는 노래 없이 다 불렀다는...
소리 지데루 잘 났고...
그 재미로 여행 끝나는 날까지
피리만 불었던 큰 형부.
너무 재미있게 불더라.
그리구 이건 또 뭐더라?
맞아! 소수민족들이 쓰고 다닌다는
각양각색의 모자들이네.
예뻐서 하나 사고 싶지만
한국에 가서 이런 모자 쓰고 다니면
정신 나갔다고들 하겠지?
그래 그럴꺼야.
하면서 모자가게를 스쳐지나가는데
이번엔 더 요상한 것들이 쌓여있다.
책이며 뱃지며 수첩이며
모두 모택동 얼굴이새겨져 있는
이를테면 모택통 종합셋트네.
누가 이런 걸 돈을 주고 사길래
이렇게 쌓아놀고 파는거지?
그것도 모두 헌것들인데.
나는 관심없어도
남들은 그렇지 않은감?
뭔가 팔리니까 내다 놓았겠지?
아무튼 독특하네.
이반에는 아주 작은 유리병 속에
세밀화를 그리고 있는 아저씨.
안경도 안 끼고
어찌 저리 작은 유리변 속에 물감을 뭍힌 붓을 집어넣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거지?
그것또한 신기한 재주구먼.
중국의 기념품 가게엔
참 별 난것들이 많다.
신기하ㄷ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의 독특함에
한참동안 발목을 붙잡아두기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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