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흥선대원군 이 하응 굴욕을 승화하는 궁궐이 살고 있다 조선 왕조의 권위와 위엄 뒤에 숨어 한숨을 잠재우던 화려한 정궁 언감생심 넘어서지 못하던 백성들의 연약한 소리가 한 세월 지나, 둥둥 자경전의 꽃담을 넘는다. 그윽한 풍경 속에 설핏 보이는 하례를 받는 신하의 미소 즉위하는 왕의 다짐이 서성이는 근정전 일랑(一廊) 흥에 겨운 종친들의 음성이 국사와 섞여 한없이 다정한 사정전 한편이 되어 고락을 함께하는 천추전, 수정전, 향원정... 시간을 하얗게 지우고 난 연후에 <인사동> 미려한 아름다움에 취하여 무심히 세월을 밟다보면 혼을 깨우는 역사의 비명소리가 발목을 잡는다. 왜의 침략으로 불에 타 소진되고 <비각> 횡포에 궁궐의 뼈는 삭을 대로 삭아졌다 해도 이제는 새로운 정기를 먹은 우람한 모습으로 환원되어 지난 치욕을 말끔히 벗고 있는 아름다운 몸 500년 사직을 유지했던 노련한 조선의 역사가 근정전 답도(踏道)를 지나는 백성의 무거운 발길을 위로하며 봉황의 두 날개에 실려 멋지게 비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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