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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상식백과

모링가연구가 2008. 10. 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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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술에 변화의 바람

평양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거대한 기념비와 조각상들에 감탄합니다. 벽면을 가득 채우는 대형회화들도 눈에 띄는데요. 작품의 소재는 대부분 고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이나 혁명 활동 등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주의 미술의 특성인 집체창작으로 제작된 것인데요. 집체창작이란 문학과 예술 전반에서 중요한 성격의 작품을 여러 명의 작가가 모여 집단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사상예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으로, 사회주의 사상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하는데요. 예술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오늘 북한상식백과에서는 북한의 미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의 미술작품들은 김일성 부자 우상화와 사상교육에 주로 쓰이는데요. 김일성 60회 생일을 기념해 1972년 평양 만수대 언덕에 세운 김일성 동상은, 기단 3m를 포함해 23m의 거대한 규모로 보는 사람들을 압도합니다. 또 김일성의 49돌 생일 즈음에 제막한 천리마 동상은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생동감이 잘 표현된 조각상인데요.

김일성 부자를 우상화하기 위해 제작되는 초상화와 동상, 석고상과 배지 등은 북한에서 '1호 작품'이라고 불립니다. 북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술창작단체인 '만수대 창작사'에서 제작되는데요. 혁명미술창작의 산실로 불리는 이 단체에는 실력을 인정받는 인민예술가와 공훈예술가들이 상당수 속해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1996년에 만수대 창작사의 원로 화가들을 따로 모아 '송화 미술원'을 창립하고 젊은 화가들과 차별화되는 김정일 우상화 작품을 전문적으로 창작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나라의 주체미술 발전에 쌓아 오신 어버이 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불멸의 영도업적을 만대에 길이 빛낼 충성의 일념을 안고 송화미술원의 노화가들이 명화창작에 자신들의 열정과 지혜를 다 바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명한 창작사에 들어가 활동하는 화가들은 어려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당국의 관리 아래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북한에서는 유치원과 소학교, 중학교에 미술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뽑힌 재능 있는 학생들이 전문학교와 미술 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의 능력과 희망에 따라 여러 창작사 에서 일하게 됩니다. 특히 만수대 창작사 소속 화가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고 좋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만수대 창작사의 '1호' 창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는 미술기교 뿐만 아니라 출신성분이 좋아야 합니다. 다음은 미술교육으로 유명한 평양 대흥중학교를 홍보하는 조선중앙TV의 보도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지난 시기 평양미술대학과 조선 4.16 아동만화촬영소를 비롯한 전문미술단체들에 전도유망한 미술인재 후비들을 수많이 키워 보낸 교원 김선옥 동무는 학교 일꾼들의 지도 편제 속에 미술 소조 운영을 인내성 있게 책임적으로 잘해서 학생들의 실력을 부단히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동양화의 한 갈래로 북한식 미술을 발전시켰습니다. 주민들의 생활과 사상을 담은 전통적 민족회화로 알려진 이 미술형식을 '조선화'라고 부르는데요. 선명성, 간결성, 섬세성을 강조합니다. 전통적인 동양화와는 달리 내용면에서도 뚜렷한 이념성과 목적성을 띄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조선화를 기본으로 다양한 미술 기법들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순금을 판 전면에 깔아 화려하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조선 금니화'가 유명합니다. '조선 보석화'는 천연보석의 가루를 이용해 형상을 표현하는데요. 유화처럼 입체감을 살려 그리기도 하고, 공예처럼 특정 부위에 보석을 박아 생동감을 주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붓 대신 분무기를 사용해 인물이나 풍경을 그리는 '분무화'가 섬세한 표현 효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다양한 화법을 응용해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요. 다음은 조선화를 소개하는 조선중앙TV의 한 장면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선명하고 간결하고 섬세한 화법으로 그려진 조선화는 민족적 정서가 진하여 누구나 다 좋아합니다. 조선화에 바탕을 두고 새롭게 태어난 보석화 작품들입니다.”

베일에 싸여있던 북한미술이 최근 외부세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국의 사업가 데이비드 헤더가 뉴욕의 첼시 미술관에서 자신이 수집해 온 북한 선전 포스터와 그림, 도자기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9월 9일에는 맨해튼의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목판화 24점이 전시 됩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다양한 규모의 공식 미술 교류 행사를 가졌는데요. 인물과 풍경을 사진처럼 실제적으로 묘사하는 북한 미술품들이 중국 미술 애호가들에게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평가입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전통미술 뿐 아니라 실용적인 미술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곡선디자인으로 개량 한다거나 식료품, 신발, 화장품 도안을 전문으로 창작하는 산업디자인 전문기관인 '조선산업미술창작사'가 활동 하고 있습니다.

'민족적 미감과 색채'라는 기본 원칙을 중시한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도 전통미술 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미술을 활용하고 발전 시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일부 비정치적 혹은 정치적 요소가 약화된 순수미술작품의 교류는 남북한 간의 이질감이나 거리감을 완화하는데 상당부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그런 면에서 초기의 문화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술계에서 비정치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교류는 필요하다."

지난 해 남한에서도 북한화가들의 그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케이아트갤러리'가 개관했습니다. 인민예술가인 선우영, 정창모 화백의 작품을 비롯해 만수대 창작사 소속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다양하게 선보였는데요.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요즘, 북한미술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작년 중국 샤먼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북한의 어영준 화백이 백두산 천지를 묘사한 작품이 최고가인 10만 달러에 낙찰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문화와 예술을 통한 교류야 말로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북한 상식백과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