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모음방

화가 김선두님의 작품

모링가연구가 2009. 8. 22. 09:20

 

화가 김선두님의 작품

 


 
"나는 아까 그 장천재 위쪽 계곡물 건너
진달래꽃 언덕 한 자락을 베고 자려는데,
이 형은 무얼 베고 자려오?"(이청준)
"저는 그 한재 고개 할미꽃 군락 속에 서서 바라본 득량만의
옥색 봄바다 한 자락을 덮고 자지요."(이만재)
 
전남 장흥이 고향인 소설가 이청준과 시인 김영남,
화가 김선두가 모여 각자의 글과 그림을 통해
예술세계의 모태인 고향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
 
아버지처럼 든든하게 자신을 지켜주었으나
결국 넘어서야만 했던 고향의 큰산,
부모님의 고단한 삶의 터전이었던 진포 앞바다,
허기진 오후의 풍경,
상처만 남은 슬픈 가족사까지를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전하고 있다.
 
아버지와 손위 형제들을 일찍 여의고 가세가 기울어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온 이청준에게,
고향과 가족은 외면하고 싶던 부끄러운 지난날을 똑바로 쳐다보게하는 힘.
반면 김영남 시인에게 고향은 사람이 사는 정겨운 마을이다.
 
입동이면 마을 아낙들이 모여 수다를 떨면서 김장을 담그고,
남은 배춧잎으로 시래기국을 끓여먹었던 곳.
또 두 저자와 달리 화가 김선두에게 고향은 아버지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교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화가가 된 아버지 때문에
가족과 이별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지만,
어쩌면 그 덕분에 풍부한 고향 산천을 화폭에 담는 화가가 될 수 있었다.
 
세 저자의 고향에 대한 추억들,
고향이 가져다준 영감은 각기 다르지만
각각의 작품들 속에는 공통적으로 고향의 따스함이 묻어난다.
 
 
 
 
 

 


 



 
김선두는 주변의 생생한 공간 체험을 표현하기 위해
'역원근법'이라는 독특한 시각법을 사용한다.
 
그의 그림 속에 그려진 산이나 들을 보고
혹 이 작가가 데생력이 부족해 나무나 산·강과 같은 형상들을 잘못 그린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묘사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그린 것이 아니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탄탄한 데생력을 인정받은 작가이다.
그러면 김선두는 왜 이렇게 그림을 그렸을까?
 
원근법에 의하면 아무리 큰 산이나 큰 나무도
내 눈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되면 크기가 작아지고
끝으로 갈수록 형태에 왜곡이 생기게 된다.
 
아니 원근법은 수학적 정확성으로 형태를 정확히 재현할 수 있는 장치인데,
왜곡이 생긴다니(물론 조그마한 화면에서의 왜곡이야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이다).
김선두의 역원근법은 그러한 원근법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시각법이다.
 
원근법은 본래의 사물이 지닌 크기와 형상에 관계없이
내 눈으로부터의 거리와 시점에 따라 형태와 크기가 달리 표현된다.
그래서 거리에 따라 실제의 크기가 잘 표현되지 못하고
시점에 따라 형상의 본질이 잘 표현되지 못하게 된다.
 
김선두는 역원근법을 이용하여 본래 사물이 지닌 형상과 크기,
그리고 마음으로 느낀 감동을 표현 하였다.
 
역원근법은 인간의 눈에 의한 자연의 기술 이라기 보다
자연의 눈에 의한 인간의 기술 방식 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의 그림에서 작가는 자연의 관찰자가 아니라
오히려 대자연에 의해 관찰된 왜소한 인간이다.
 
마치 금방이라도 화면에서 일어설 것 같은 포도밭이나 편안하게 누워버린 것 같은 보리밭,
치솟아오르는 소나무 등은 모두 자기가 몸소 겪은 현실 공간에서의 생생한 체험을
감동적으로 설명하기위해 사용한 역원근법에 의한 시각적효과이다.
 
부드러운 곡선을 지닌 산과 언덕이며 유연한 궤적을 남기고 흐르는 강
그리고 잔바람에 나부끼는들풀과 소나무들의 율동은 바로 자연의 가락이다.
김선두의 그림은 그린다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교향악을 화폭에 옮겨다 놓고 있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그의그림은 나무와 땅과 물과 산 등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의 연주이다.
작가는 이 자연의 교향악을 들으며 음악기호 대신에
그림 기호를 화면에 옮겨다 놓는 것이다.
 
김선두 화백은 조선 후기 화가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취화선’에서 배우 최민식을 대신해 붓질 연기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 김선두 ( 金 善 斗)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현재 / 중앙대학교 한국화과 교수
1984 제 7 회 중앙미술대전 한국화부 대상 수상 (중앙일보주최)
1993 제 12 회 석남미술상 수상 (석남미술재단)
1992 제 1 회 개인전 (금호미술관, 갤러리 상문당)
1993 제 2 회 개인전 (박여숙 화랑)
1995 제 3 회 개인전 (금호미술관)
1998 제 4 회 개인전 (갤러리 동산방)
2000 제 5 회 개인전 (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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