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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의 벽화는 언제, 왜, 누가 그려 넣었을까?

모링가연구가 2009. 2. 25. 05:04

창덕궁의 벽화는 언제, 왜, 누가 그려 넣었을까?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 조선 건축과 조경예술의 백미 창덕궁!!! 그 창덕궁에도 벽화가 있다는데~~! 과연 누가 무엇 때문에 또 언제 그려 넣었을까?    창덕궁에 벽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창덕궁에는 총 6점의 벽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벽화들은 언제 어떻게 그려지게 된 것일까? 


지난 1917년 창덕궁에 큰 불이 났었다고 한다. 그때는 이미 조선황실의 권위는 무너져있었고 일제에 의해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궁을 조속히 복원하여 그 위엄을 갖추는 것은 조선황실의 마지막 자존심이었을까? 황실에서는 서둘러 궁궐의 전각을 복원하고 희정당과 대조전 경훈각 등의 내부엔 벽화를 그려 넣게 하였다.

 

여기서 한 가지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이 벽화들을 그린 사람들이 이제 갓 스물의 젊은 화가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당대 최고의 화가라 할 수 있는 심전 안중식의 제자들 이었다. 1911년, 심전(心田) 안중식과 소림(少琳) 조석진(趙錫晉)은 서화미술원을 통해 젊은 화원들을 양성하고 있었는데 그 곳을 통해 배출된 화원 1기생과 2기생이 그린 작품들이 바로 창덕궁의 전각에 걸린 벽화인 것이다.


 

※ 서화미술원(書畵美術院) : 현대 한국미술은 국권피탈 이듬해인 1911년 전통회화 육성을 위하여 서화미술원(書畵美術院)이 창립되고, 조선 최후의 화원 화가 소림(少琳) 조석진(趙錫晉),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등이 초치되어 제자를 양성하게 되었다.

 

이 서화미술원은 8년 후에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으나 김은호(金殷鎬) ·이상범(李象範) ·노수현(盧壽鉉) 등 여러 대가를 배출하였다. 이들 전통화가들은 18년 서화협회(書畵協會)를 조직하여 활동의 기반으로 삼았으나, 22년 조선총독부의 선전(鮮展:조선미술전람회)이 열리고 서양화가 유입됨으로써 30년대에 이르러 신동양화라고도 할 수 있는 ‘교배양식(交配樣式)’이 주류가 되어 전통화도 무의식중에 그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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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 창덕궁의 대형 벽화.

 

 

 

 

희정당(熙政堂) 안에 그려진 ‘총석정 절경도’와 ‘금강산 만물초 승경도’

( 김규진 작 )

 

 

 

 

 

 

 황후의 침전인 대조전(大造殿)의 ‘봉황도’(오일영,이용우 작)와 ‘백학도’(김은호 작)

 

 

 

 

 

 

 대조전의 부속 건물 경훈각(景薰閣)의 ‘조일선관도’(노수현 작)와 ‘삼선관파도’.(이상범 작)

 

 

 

 이 그림들이 있는 창덕궁 건물들은 출입이 금지돼 있어 그동안 벽화의 존재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희정당 벽화의 경우 높이 2m, 길이 9m에 가까울 정도로 이 그림들은 국내 유례 없이 큰 규모다. 또 놀라운 점은 이 벽화를 그린 사람들이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희정당 벽화),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백학도),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삼선관파도), 심산(心汕) 노수현(盧壽鉉·조일선관도)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대표적 작가들이라는 사실이다.

 


1917년에 일어난 창덕궁 화재로 희정당·대조전과 같은 주요 전각이 불타자 왕실에서는 건물 복원 계획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총독부는 일본인 화가가 그림을 그리도록 압력을 넣었지만 순종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영친왕의 스승 김규진과 갓 서화미술회를 졸업한 김은호·이상범·노수현 등 20대의 젊은 화가들에게 이 일을 맡겼다. 작품은 1920년에 완성됐다. 

 

 

 

▲총석정절경도는 195×880㎝ 크기로 배를 타고 나와 금강산의 해금강을 바라본 광경이며(제작 김규진)

 

▲금강산만물초승경도는 195×880㎝ 크기로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다 담겨 있는 듯한 사실감을 부여하고 있다(제작 김규진). 

▲봉황도는 197×579㎝ 크기로 왕과 왕비를 뜻하는 상상속 동물인 봉(鳳)과 황(凰) 10마리를 바다, 구름, 폭포 등과 함께 대비시키고 있고(제작 오일영·이용우)

 

▲백학도는 197×579㎝ 크기로 동쪽 벽면의 봉황도가 낮 경치인 것에 화합하여 밤 경치를 이루는 내용이다(제작 김은호).

 

▲조일선관도는 184×526㎝ 크기로 중국의 전설을 그림으로 조형한 산수인물화로 공자가 천도복숭아를 들고 있는 내용이며(제작 노수현)

 

▲삼선관파도는 184×526㎝ 크기의 산수인물화로 세 신선이 왼쪽 바다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제작 이상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