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고 속잎 나니 / 신 흠
꽃 지고 속잎 꽃 지고 속잎 나니 시절도 변하거다
풀 속의 푸른 벌레 나비되어 나타난다
뉘라서 조화를 잡아 천변만화 하는고
주제 : 변화무상한 자연
신흠(1566∼1628)
자는 경숙, 호는 상촌. 인조반정 후 영의정을 지냈으며, 조선 중기 한문학의 대가로서 글씨를 잘 썼다. 시조도 31수나 남겼으며 , '상촌집' 60권이 전한다.
말 뜻 속잎 - 풀이나 나무의 꼭대기 줄기 가운데에 돋아나는 잎사귀. 변하거다 - 변하였다. 뉘라서 - '누가 능히'의 뜻으로, 시조의 종장 첫머리에 흔히 쓰인다. 조화를 잡아 - 조화를 부리어. 조화는 조물주의 작용. 삼라만상을 만들어 기르는 힘. 천변만화 - 천만 가지로 변화함. 불가사의한 변화.
해설 그렇게도 한창이던 꽃이 어느덧 지고, 뒤이어 속잎이 힘차게 돋아 오르니 철도 이제 바뀌었다. 꽃피는 계절에서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이 되었구나. 또 풀 속에 있던 푸른 벌레들도 이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다 . 식물뿐만이 아니라 동물도 이렇게 변화를 계속하는구나! 그런데 그 누가 조화를 부리어 이렇게 천변만화를 하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천지간에 일어나는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은 그 누구의 조화일까? 여기에서 철학이 생기고, 종교가 싹트고, 과학이 형성되어지는 것이리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