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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기원정사

모링가연구가 2008. 12. 25. 06:01

마라도 기원정사

파도가 목탁을 치는 나의 유배지여!
남쪽 끝 절집 마라도 기원정사

 
전설이 너무 고와 슬픈 섬. 육지에서 보는 섬이 닫혀 진 섬이라면 섬에서 보는 육지는 폐쇄된 섬이다. 항공모함처럼 떠 있는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 난 지난여름 내 마음을 초록으로 물들였던 마라도 기행을 잊을 수 없다. 10여만 평의 남쪽 끝 전설의 땅 마라도. 그 길을 걸으면서 들었던 목탁소리를 잠시 회고해 본다.

▲ 바다를 바라보는 범종
물결소리만
갈매기 우는 소리만
강남 가는 철새가
마지막으로 죽지를 쉬고 가는
남쪽 하늘 다한 조국 땅의 끝
오면 가지 마라 가면 오지 마라
그 이름 그 전설이
너무 고와 슬픈 섬
낮에는 흰 구름
아득한 돛배 어디 개 짖는 소리도 없이
물결 소리만 갈매기 소리만 - 양중해 <마라도>


시인 양중해님의 <마라도>를 생각하며 남쪽하늘 끝에 있는 마라도로 떠난 여행을 떠올린다. 그 땅의 어디에도 개 짖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국토의 최남단 바다 끝에서 만나는 절집
목탁소린가 했더니 파도소리더라. 일주문이 있을까. 알록달록한 단청무늬가 있을까? 파란 잔디 위에 앉아 있는 동자석과 통나무 대웅전이 눈물나도록 자연스러운 국토 최남단 관음성지 기원정사. 바다 끝에서 만난 절집은 적막이 흐른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말이 사치스럽기까지 한 절집. 기원정사에 가면 모두 가 바다를 바라본다.

그 많던 상춘객은 어디 갔을까? 기원정사의 옆집에 있는 자장면 집은 불이 난 것처럼 왁자지껄한데 평화통일을 구현하는 기원정사에는 사람 그림자도 없다.

▲ 희망과 소원을 쌓아놓은 돌탑
길을 걷는 사람들이 얹어놓은 돌탑이 무심하게 졸고 있다. 쌓을 수 있는 공간에는 여지없이 소원과 정성이 담겨 있는 돌탑이 있다. 차곡차곡 쌓아놓은 돌탑에 파도가 부딪힌다. 범종각 앞을 지나자 목탁소리인 듯 파도소리인 듯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적막함을 깨는 파도소리. 바다에 퐁당 빠져 있는 마라도에서 듣는 목탁소리는 그 의미가 다르다.

▲ 망부석 같은 아기동자의 모습
빛 그리고 어둠을 공유하면서 파란 잔디가 유난히 아름다운 절집 앞마당에 구름이 몰려왔다. 대웅전을 지키는 아기동자도 하오의 졸음을 삼키는 듯 바다를 등지고 앉아 있다. 아기동자 뒤편으로 또 하나의 섬이 보인다.

▲ 절집 처마 끝에서 만난 못난이의 얼굴이 내 모습 같다.
세상을 등지고 유배를 떠난 선비가 되어본다. 절집 처마 밑에 서 있는 못난이가 내 모습 같다. 합장을 한 것일까?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서 있는 것일까?

▲ 대웅전 창가에서 빛과 어둠의 이치를 느끼다.
대웅전에는 창이 나 있었다.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는 바깥 풍경과 빛이 없어 어둠 속에 쌓여 있는 대웅전의 모습을 담아봤다. 빛과 어둠, 누구나 어둠을 싫어하겠지만 대웅전에서 맛보는 순간의 어둠은 자신을 채찍질하게 한다. 작은 창으로 빛나는 빛의 따스함을 느껴보는 순간이다.

▲ 창으로 본 작은 세상
또 다른 창으로 보이는 세상은 포근하기만 하다. 흰구름 속에 펼쳐지는 초원이 저만치에서 나를 감싼다. 창가를 통해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목탁소리 같다.

▲ 대웅전 위에 서 있는 관세음보살상
해수관음보상도 오늘은 파도 소리에 취해 있다. 파란잔디를 지근지근 밟으며 절집을 한바퀴 돌아보니 차라리 이곳이 내 유배지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대웅전의 불상
십리 길을 걸어도 신이 나는 마라도 땅. 강남 가는 철새가 마지막으로 쉬어가는 기원정사에서는 파도가 목탁을 친다.
<마라도 가는길>
모슬포항과 송악산 산이수동포구에서 선박 이용.

<문의>
- 송악산 출발 - 유양해상관광 ☎ (064)794-6661
- 모슬포항 출발 - 삼영호 ☎ (064)794-3500
- 마라리 사무소 ☎ (064)792-4663

<선박이용시간>
송악산 - 마라도: 09:30, 10:30, 11:30, 12:30, 13:30, 14:30
마라도 - 송악산: 11:30, 12:30, 13:30, 14:20, 15:30, 16:10
모슬포 - 가파도-마라도: 동절기 1회(10:00) 하절기 2회 운항
*운항 시간은 해상날씨와 회사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관련 자료 

                            http://blog.empas.com/mjkcos/read.html?a=17622157
 
넓은 초지로 되어있는 마라도에는 국토 최남단 관음성지 기원정사가 있다.
일반 절집과는 색다를 멋이 있는 기원정사에는 관음전과 관음상이 있고
절집 경내에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조각들이 즐비하게 나열이 되어 있어 뭍과는 남다름을 알 수 있었다.
 
 
마라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저기 기암괴석과 푸른 쪽빛을 띠는 바다가 발길을 잡아끈다. 정해진 시간으로 자장면 한 그릇도 먹지 못하고 마라도를 떠나는 발길이 못내 아쉽다. 언젠가는 시간을 내어 마라도를 다시 찾아 1박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마라도 전경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인 마라도는 북위 33도 6분 33초, 동경 126도 11분 3초, 국토의 최남단에 떠 있는 섬이다. 세계 해도에 표시된 등대가 있으며, 섬 전체를 뒤덮다시피 한 천연잔디가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섬이다. 면적 0.3㎢의 이 섬은 해안이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풍광이 수려하다. 30여 가구 80여 명의 주민들은 어업에 종사하며, 모슬포항과 산수이수동 선착장에서 정기여객선과 관광유람선이 수차례씩 왕복 운항한다. 
           
또한 벵에돔, 감성돔 등이 잘 낚이는 바다낚시터로도 유명하다. 마라도는 처음에는 가파리에 속했으나 1981년 4월 1 일 마라리가 되었다. 이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1883년에 김(金)·나(羅)·한(韓) 등 3성(姓)의 몇몇 영세농민이 들어오면서부터이다. 당시 식량이 부족해서 해산물로 연명하다가 농사를 짓기 위해 울창하던 산림에 불을 놓는 바람에 여태까지 뱀과 개구리가 살지 않는다고 한다.
 
마라도는 광고에서 자장면 시키신 분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많은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이 될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2006년 4월 27일 남제주 모슬포항을 떠나 마라도를 향했다. 배가 떠나고 1시간 남짓 가니 마라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천연기념물로 정해진 마라도에 올라 처음 만난 것이 바로 개그맨 이창명이 광고를 하던 ‘자장면 시키신 분’이었다. 자장면 시키신 분 앞에는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가 있었다. 마라분교를 알리는 소개 간판에는 학생 총 4명에 교직원이 3명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