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哀孤 도솔천아! // 정태춘

모링가연구가 2008. 10. 8. 04:46

哀孤 도솔천아! // 정태춘

 


哀孤 도솔천아! // 정태춘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선말 고개 넘어 간다, 자갈길에 비틀대며 간다. 
도두리 벌 뿌리치고 먼데 찾아 나는 간다. 
정든 고향 다시 또 보랴.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이깟 행차에 흥 난다고 
봇짐 든든히 쌌겄는가, 시름 짐만 한 보따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길을 막는 새벽 안개 동구 아래 두고 떠나간다. 
선말산의 소나무들 나팔 소리에 깨기 전에 
아리랑 고개만 넘어가자.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도랑물에 풀잎처럼 인생 행로 홀로 떠돌아 간다. 
졸린 눈은 부벼 뜨고 지친 걸음 재촉하니 
도솔천은 그 어드메냐.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등떠미는 언덕 너머 소매 끄는 비탈 아래
시름짐만 또 한 보따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풍우설운 등에 지고 산천 대로 소로 저자길로. 
만난 사람 헤어지고 헤진 사람 또 만나고 
애고, 도솔천아.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노을 비끼는 강변에서 잠든 몸을 깨우나니 
시름짐은 어딜 가고.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빈 허리에 뒷짐 지고 나나나...... 
선말 고개 넘어서며 오월 산의 뻐꾸기야, 
애고, 도솔천아. 
도두리 벌 바라보며 보리원의 들바람아, 
애고, 도솔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