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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옥경(Eom ok kyung)의 한국화

모링가연구가 2008. 4. 2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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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28 10:35
세부정보

 

 

 

 

 

 

Go into the scent /  53x72.7cm / acrylic on canvas / 2007 

 

 

Go into the scent /  53x72.7cm / acrylic on canvas / 2007  

 

 

Go into the scent /  53x72.7cm / acrylic on canvas / 2007 

 

 

Go into the scent /  53x72.7cm / acrylic on canvas / 2007

 

 

Go into the scent /  53x27cm / acrylic on canvas / 2007

 

 

Go into the scent /  53x27cm / acrylic on canvas / 2007 

 

   

색동 설빔을 입고 자박자박 눈길을 걸어 마을 한바퀴를 돌며 세배를 하고

달콤한 한과에 떡국까지 배불리 먹던 설날이 있었다.

이웃마을 처녀와 우리동네 총각이 신랑 각시가 되어

색시는 원삼저고리에 족두리를 쓰고

신랑은 사모관대의 예복을 입고 혼례를 올리던 잔칫날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부터 동네 어르신들이 울긋불긋 꽃상여를 타고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갔다.

세월은 흘러 나도 늙어가지만 추억의 사진틀엔 아직도 알록달록한 꽃무늬들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지금처럼 화려하고 호사스런 날이 아닌 가난하고 소박했던 흑백필름의 날들이었기에

어린날 보았던 아름답던 원색의 꽃무늬들은 아직도 그 빛이 바래지 않고

더욱 애틋하게 추억의 문양으로 새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엄옥경 화가의 "향기속으로"란 그림을 보는 순간 기억의 구석방에서

잠자던 어린날의 그림들이 마음에서 살아나 꽃이 되고

나비가 되어 날고 꼬까신을 신고 색동저고리를 입은 작은 계집애가 화려한 유희를 추며 나온다.

그림속에서 흐드러지게 핀 모란들이 사라진 꽃그늘속으로 나를 부른다.

 

 

내가 처음 기억하는 그림이 안방 벽장문에 붙여진 화려한 모란과 공작이 그려진 민화였다.

그리고 내 누이는 하얀 옥양목에 모란과 원앙을 수 놓고 벼갯머리에 십자수로 福자를 수놓더니

빨강과 초록색의 원앙금침을 싸들고 시집을 갔다. 

 

 

사방연속무늬의 벽지를 붙인 반닫이 속에 숨겨 논 색실같은 그리움만 남기고 누이는 떠났고

나는 훌쩍 커 버렸다.

문갑속에 쟁여져 있던 맨드라미빛 기억들을 나는 오늘 엄옥경 화가의 그림속에서 몰래 꺼내 본다. 

 

 

화가 엄옥경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졸업. 홍익대학교미술대학원졸업(회화전공)하고

동양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자수, 민화문양 등 민족의 생활,사상, 문화로 자리잡은

상징적 표현양식과 발복의 기원이 깃든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염원과 신앙, 철학적 관조가 담긴 한국 전통미의 현대적 변용으로 급속한 문화 이행속도와

일회성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내면에 흐르는 미감에 대한 사색과 정체성을 일깨우고자 함이 작업 의도이다.

작품의 제목은 모두 "Go into the scent(향기 속으로)"라는 같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Go into the scent  . 45.5X37.5cm. Acrylic on canvas.2007

 

 Go into the scent/ 25.8X17.9cm X2/ Acrylic on canvas /2007

 

한국의 민화에 드러나는 오색 창연한 화려함과 유려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류 미술계는 근대화 이후 서양 미술 사조의 흐름에 포섭돼왔다.

그러나 엄 작가는 이러한 흐름 속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거부한다.

서양 물감이 입혀진 화폭에는 어느 새 연꽃과 꼬까신, 화관, 산조아쟁 같은 전통 악기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언제나 한국적인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한국인 화가'의 시선 끝에서 구현된 것이다.

 

 

 

그는 그동안 꾸준히 한국의 동양적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 왔다.

‘과거 오늘 그리고 미래를 잇는 숨결’, ‘전통적 향기 속으로’ 등

그가 가진 전시회의 타이틀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전통적 향기속으로’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이번 작품들

역시 자수, 민화문양 등 민족의 생활, 사상,

문화로 자리잡은 상징적 표현양식과 발복의 기원을 담고 있다.

 

 

그의 그림은 배경이라고 해서 결코 소홀히 되지 않는다.
화면 어느 구석도 낭비되지 않고 주제에 맞는 형상이나 문양들이
붓 혹은 스탬프 기법으로 정교하게 채워져 있다.
엄 작가의 그림에서는 배경이 단순히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주제,
혹은 부제로서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기도 하다.
 

  Go into the scent / 16X23cmX2 / Acrylic on canvas 2007 

 

정교함과 화려함으로 시선을 빼앗는 화관.

언뜻 보면 화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바탕이 연하게 채색된 것 같지만,

이것은 사실 과거 궁중 여인들이 입던 당의이다.

엄 작가는 이 당의를 결코 배경으로만 놔두지 않는다.

곱게 금박을 입히고, 화관 아래쪽으로 눈을 돌리면 당의 또한 ‘주인공’임을 눈치 챌 수 있다.  

   

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의 조화는 ‘민화 시리즈’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민화 전시회가 개최되면서 민화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데,

그의 작품도 그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Go into the scent  70X70cm  Acrylic on canvas 2007

   

이처럼 반복되는 문양들은 일견 정적(靜的)으로 보이는 그림들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박천남 미술비평가는 그에 대해

 “지난 경험과 기억들을 병렬적으로 되새기는 반추행위와 어느 한 부분도

소홀함이 없이 화면에 가해지는 적극적인 호흡” 이라고 표현했다.  

엄 작가의 작품은 그렇게 호흡한다.  

   

그 호흡은 작가에게서 작품으로, 작품에게서 관객에게로 전해진다.

그러나 빠르게 굴러가는 현대 사회의 가쁜 호흡으로는

작품 하나 하나가 가지고 있는 숨결을 음미할 수 없다.

배겟모에 놓인 자수 하나도 스쳐 보내지 않는 고요하고도 섬세한 호흡.

문양과 문양, 형상과 형상이 씨줄 날줄로 얽혀 때로 집요하게까지 느껴지는

그 호흡을 따라가려면 우리도 걸음의 속도를 늦추어야만 한다.  

-이경미 기자 글 에서-

 

 

 Go into the scent  70X70cm  Acrylic on canvas 2007

 

  Go into the scent  70X70cm  Acrylic on canvas 2007

 

 Go into the scent  70X70cm  Acrylic on canvas

 

 Go into the scent  70X70cm  Acrylic on canvas

 

 Go into the scent  70X70cm  Acrylic on canvas

 

 Go into the scent  70X70cm  Acrylic on canvas

 

참조 및 출처 : 동아일보 , 이슈아이, 한국일보 기사

국악해금연주 /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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