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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막..삼강 주막을 찾아서.....펌

모링가연구가 2008. 3. 13. 15:52

** 삼강 주막과 함께한 회룡포 ** 삼강 주막이 다시 문을 열고 길손을 맞이 한다는 소식에 눈이 번쩍 띄였다..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낙동강이 내성천, 금천과 만나는 곳이다 2005년 90세로 사망한 '마지막 주모(酒母)' 유옥연 할머니가 살아 계실때 꼭 한번 들러 봐야지 했던 것이 결국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고 주막이 문을 다시 열고 새 주모를 맞이 하고서야 때 늦은 방문을 하게된 것이다.. 유옥연 할머니가 삼강주막을 꾸리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였다. 돌아 가시기 전까지 무려70년 가까이 손님을 받았다. 예전의 허물어져 가던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짚으로 지붕을 이어 올리고 황토로 벽을 단장한 주막은 이전 그림으로 보아오던 삼강 주막과는 달랐지만 단촐한 한채의 초가 만으로도 옛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돌아 가신분의 체취가 흠뻑 배인 가마 솥.. 유옥분 할머니께서 날마다 만지고 손 보시고 닦으셨던 솥.. 할머니 살아실제 많은 길 손 들이 저 무쇠 가마 솥 덕분으로 머나먼 여정의 허기를 달랬을테고 길 손 끊어진 이후 할머니 홀로 외로이 주막을 지키며 질기디 질긴 삶의 부분을 이어 가셨을 그 유물. 유옥분 할머니는 길 손 끊어진 주막의 조그만 황토 부엌에서 무엇을 생각 하며 장작을 지피고 계셨을지.. 홀로 외롭게 너무나 적적 하셨을 할머니의 살아 생전 말년을 생각 하면 그 외로움이 내 가슴 속 까지 전해져 오는 듯.. 코끝이 찡해져 옴을 주체 할 수가 없다. 삼강 주막을 아는 사람 이라면 잘 아실 주막 부엌 황토 벽의 금.. 숫자도..글도 모르던 할머니 께서는 외상 장부를 그을음 가득한 부엌의 황토 벽에다 기록 하셨다. 유 할머니는 글도 숫자도 몰랐지만 머리가 비상 했다고 한다. "외상을 주면 부엌 흙 벽에 칼로 금을 그었어요 세로로 짧은 금은 막걸리 한 잔 이고 긴 금은 막걸리 한 되 란 뜻이에요 외상값 다 갚으면 가로로 긴 금을 그었지요..." 삼강리 정재윤 이장님의 회고이다 부엌 흙 벽에는 길고 짧은 금이 무수히 남아있다. 가로 긴 금이 없는 것도 많은 걸 보면 주모의 인심이 그렇게 야박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부엌 한켠의 또 다른 유물..찬장 할머니의 손길이 아마도 가장 많이 오갔을 것 같은 부분이다. 손이 많으면 많은대로 늘 만져야 했을 것이고 손이 없을때면 언제 올지 모를 길손을 위해 늘 준비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옛 아낙들이 부엌의 기물들을 목숨처럼 사랑하고 귀히 여겼다니 아마도 유옥분 할머님도 그리 하지 않으셨으려는지. 마음씨 고운 주모의 손길을 느껴 보고자 낡은 찬장을 한참동안 만져보고 또 만져보고.. 정체가 무엇일까?? 주막 뒷켠에 요상한 건축물 한채가 있다. 길다란 나뭇 가지로 촘촘히 엮어 만든 둥근 구조물.. 억누를수 없는 호기심에 기대 잔뜩하고 그 내용을 확인했다. 아하~!..."통시" 화장실이었다. 한켠에 끈으로 고리를 만든 출입문이 있고 나무판으로 만든 발판 두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가운데가 사각으로 뻥 뚫린.. 분명한 우리나라 토종 화장실이다. 출입문 옆에 두루마리 휴지가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도 사용중인 현존하는 전설이다. 주막의 뒷 켠 장독대. 주모가 날마다 행주질 하였을... 할머니 살아 생전에는 장독도 좀 더 많았을 것이고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오백년 묵었다는 회나무와 함께 그림처럼 아름다운 삼강 주막.. 방문한 날은 길손이 무척이나 많았다. 유옥분 할머니의 체취를 좀 더 느껴보려고 방으로 들어 가려 했으나 먼저 온 길손들이 주막의 좁은 방을 가득 점령하고 있어 부득이 바깥에서 어두운 방안을 한번 일별 하는 것으로 만족.. 바깥에는 찾아드는 겨울 길손들을 위해 비닐로 하우스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식사를 할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비닐 하우스 외에 짚으로 이엉을 얹은 평상이 두개가 있지만 자리 잡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비닐 하우스는 아마도 따뜻한 계절이 돌아 오면 없어 질것 같고 그때쯤이면 주막의 정취가 한층 더할 것 같은.. 삼강 주막은 1,300리 낙동강 물길 위에 마지막으로 남은 유일한 주막이다. 영화 엄마의 촬영지로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한 2개의 평상은 영화 나왔던 소품이다. 부산에서 예천의 주막까지 아침도 거르고 허위단심 달려간 주막에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다. 삼강 주막의 유명한 배추전..그리고 두부와 메밀 묵.. 무엇보다 목마른 이들이 맛있게 들이켤 막걸리.. 고소한 배추전과 담백한 두부..그리고 메밀 묵은 예전에도 먹어 본적 없고 이후에도 같은 맛을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힘들 듯.. 아쉽게도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막걸리 만은 맛 보지 못했고 옆 자리의 길 손 들의 입을 빌리자면..."끝내준단다.."^^* 막걸리 한 주전자(1되) 5000원, 배추전 3000원, 두부 2000원, 묵 2000원. 1만2000원짜리 "세트"로 시키면 막걸리부터 배추전, 두부, 묵, 김치가 한꺼번에 나온다. 막걸리는 새롭게 주모가 되신 권태순 할머니께서 직접 빚으신다고.. 물론 두부와 메밀묵도 마찬가지.. 삼강 나루터에서 올려다 본 삼강 주막의 풍경. 주막은 강둑에 가리워 보이지 않지만 주막과 함께 한 고목은 그 자리에 주막이 있음을 알려준다. 나루를 찾는 길 손 들의 아름다운 이정표가 되었으리라.. 삼강 나루터.. 굽이 쳐 흐르는 낙동강을 외로이 지키는 이정표 하나.. 저물어 가는 햇살에 반짝이는 낙동강과 주막의 초가 지붕 그리고 삼강 나루터 표지..이 모든 것 들이 지난 날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조금도 부족 함이 없으려니.. 물새 소리 한자락 꿰뚫고 지나간 그 자리.. 오고 가는이 없는 빈 나루터에 홀로 남은 조각배... 예전 길 손 들의 발이 되어 주던 그 나룻배는 아닐지라도 홀로되어 찾는 이 없이 버려진 저 조각배의 외로움이 말년 홀로 주막을 지키던 유옥연 할머니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지금.. 할머니는 세상에 계시지 아니 하시지만은 하늘 나라에서 다시금 길 손 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삼강 주막을 내려다 보시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 한 자락 지으시고 계시리라.. 서녁으로 기울어간 초봄의 짧은 해를 바라보며 먼 길 달려 회포 푼 삼강 주막을 이별하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또 하나의 절경 회룡포로 발길을 옮겼다. 아직은 갈색으로 겨울 옷을 완전히 벗어 버리지 못한 삼강주막.. 흐르는 강물소리 힘차게 울려 퍼지고 푸르름과 화사한 꽃들이 지나는 길손들의 피로를 덜어 줄때 쯤 다시 한번 삼강 주막과 나루터를 찾아 보리라.. 회룡대(回龍臺) 위치 :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삼강 주막을 떠나서 약15분간 달려간 회룡대.. 회룡포는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와 향석리 일대에 자리한 마을이다. 내성천이 마을을 휘감아돌며 흘러 나가는 물돌이동으로 하천의 물은 낙동강과 합류한다. 이로 인해 "육지 속의 섬마을"로 불리우는데 맑은 물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회룡대는 비룡산에 자리하고 있고 회룡대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길이 백여미터의 나무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회룡대(回龍臺) 약간은 가파른 숨결을 느낄 때 쯤 회룡대에 이르른다. 가파른 절벽 위에 매달린 듯 세워져 있는 정자 하나.. 그 곳에서 내려다 보는 회룡포와 낙동강의 굽이 쳐 휘돌아간 풍경 그리고 햇빛에 반짝이는 백사장의 멋진 모습을 한눈에 조망 할수 있는 곳이다. 천혜의 절경. 회룡대에서 내려다보는 회룡포는 신비..그 자체였다. 이곳은 KBS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알려 지면서 관광명소가 된 곳이다. 가을동화의 초기 장면을 찍은 곳으로 은서와 준서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2005년에는 명승 16호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일명 "뿅뿅다리".. 다른 이름으로는 "아르방 다리" 라고도 불리운다. 다리 위를 지날때 걸음을 내딪을 때마다 "뿅뿅"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이다. 예전 나 어릴때 시골 외가에 갔다가 도랑위에 걸쳐진 저 구멍 숭숭 뚫린 임시 다리가 너무나 무서워 건너지 못하고 엄마께 겁 많다고 혼이 난 적이 있었다. 다리를 건너며 어릴적 추억이 떠올라 혼자 미소를 지으니 함께 동행한 이가 묻는다...왜 실없이 혼자 웃느냐고..^^;; 아직 이른 봄의 고즈늑한 오후.. 먼 길 달려온 나그네의 피곤한 다리를 쉬어가게 하는 아담한 원두막.. 회룡포를 감아도는 강변에는 이런 원두막이 몇개씩 있다. 좋은 날 평안한 마음으로 조용히 흐르는 강물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보고 싶기도 하고 골짜기를 지나는 바람의 속삭임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은 나만 그런 것일까? 회룡포의 아름다운 정취는 회룡대에서의 바라봄이 일품 이지만 물돌이동의 조용한 정취를 느끼고 싶으면 회룡포를 직접 찾음이 옳으리니.. 아홉 가구가 단촐하게 모여사는 회룡포 마을은 조용하고 평안하다 전형적인 시골의 풍경을 느낄수 있는 그런 곳이다. 마을의 내부는 별로 볼 거리는 많지 않지만 강둑을 따라 돌아가는 강둑 길을 걷노라면 새상의 모든 시름 다 던져 버리고 자연과의 호흡으로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이 너무 좋았었다. 저녁 노을에 빛나는 회룡포의 강물 위로 그림처럼 드리워진 아르방 다리.. 또 하나의 추억을 흘러 가는 강물에 빛나는 저녁노을로 가슴에 담고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좋은 날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볼 것을 다짐 하면서... 2008. 2 . 29. 글.그림 / 정 명 욱 흐르는 곡 / 낙동강 / 바리톤 최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