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 국악방

[추천] 僧 舞/조 지 훈

모링가연구가 2008. 2. 18. 05:14
빼어난 경치 43선

우리가락 얼~쑤/승무


예술의맥을 이어가는 : 카페 가무악(예맥)





***僧 舞/조 지 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느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대에 황촉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이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접어서 나빌레라.



(작품 해설)



여기서 의상의 선이라 하는 것은 정지된 선이 아니라,

춤동작으로 인한 움직임, 즉 역동적 의미의 선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시 고전적인 선을 이야기할 때

기와지붕의 추녀 끝이나 버선코 등을 떠올리는데

그것은 사물 자체의 선을 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8연의 유창한 취타에 따른 의상의 선이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생긴 역동적인 선을 의미합니다.



승무를 추는 여승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박사고깔을 쓰고 소매가 긴 옷을 입은 비구니가 춤을 추는데

소매자락이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히면서 커다란

선을 만들어냅니다. 이때 8연의 2행은 이런 동적인 심상을

비유적인 표현으로 나타낸 것이며 실제로 정지된 동작인

합장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외씨보선이 들어 있는 5연은 돌아설듯 날아가며

라는 시어가 포인트입니다. 따라서 휘도는 춤의 골절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전체적인 의상의 선은 기다란 소매를

접었다 폈다하는 8연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의문이 풀리셨나 모르겠네요.

시어 하나만을 보지 말고 전체적인 의미를 생각해서

다시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이해가 되실 거예요.



의문이 많고 자기 생각이 뚜렷한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문학을 논하면서 틀에 맞춘 정답을 찾는 것 자체가

사실은 모순이랍니다.



*작품해설:영동고등학교 귀암 김 정 덕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