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至道包含於形象之外
視之不能見其原
大音震動於天地之間
聽之不能聞其響
是故憑開假說 觀三眞之奧載
懸擧神鍾悟一乘之圓音
(부지도포함어형상지외
시지불능견기원
대음진동어천지지간
청지불능문기향
시고빙개가설 관삼진지오재
현거신종오일승지원음)
대저 지극한 도(道)는 형상 밖의 것까지 아우르니
보아도 그 근원을 볼 수 없고
큰 소리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진동하나니
들어도 그 울림을 들을 수 없다
그러므로 가설(假說)에 의지해 삼승의 심오한 가르침을 보게 하며
신령스런 종(神鐘)을 내걸어 일승(一乘)의 원만한 소리(圓音)를 깨닫게 하노라
☞ 김필오(金弼奧), <성덕대왕신종지명(聖德大王神鍾之銘 序>
※ 국보(國寶) 제29호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 일명 에밀레종.
※ 성덕대왕신종, 일명 에밀레종의 종명(鍾銘)은 630자로 된 서문과 200자의 명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序文)은 해서체, 명문(銘文)은 행서체로 되어 있다. 종명(鍾銘)의 효시에 해당하는 이 명문은 문장면에서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찬자(撰者)인 김필오에 대해서는 이름 앞에 조산대부(朝散大夫) 겸(兼) 태자조의랑(太子朝議郞) 한림랑(翰林郞)이라는 관직이 붙어 있다. 서(序)는 한림대서생(翰林臺書生) 대나마(大奈麻) 김부환(金符皖)이, 명(銘)은 대조(待詔) 대나마(大奈麻) 요단(姚湍)이 썼다고 되어 있다. 새긴 사람은 확인이 안 된다.
※ 삼진(三眞): 사람이 나면서 하늘에서 받은(稟賦) 세 가지의 참된 것. 즉 성명정(性命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