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예 방

십칠령

모링가연구가 2008. 4. 6. 06:43

※ 청말(淸末) 화가 황사준(黃士俊)의 <이기화훼(彛器花卉)>(1898年作)

  

香令人幽  酒令人遠

石令人雋  琴令人寂
茶令人爽  竹令人冷
月令人孤  棋令人閑
杖令人輕  水令人空
雪令人曠  劍令人悲
蒲團令人枯  美人令人憐
僧令人淡  花令人韻
金石鼎彛令人古
(향령인유 주령인원
 석령인준 금령인적
 다령인상 죽령인랭
 월령인고 기령인한
 장령인경 수령인공
 설령인광 검령인비
 포단령인고 미인령인련
 승령인담 화령인운
 금석정이령인고)


향은 사람을 그윽하게 하고, 술은 사람을 초연하게 하며
돌은 사람을 준수하게 하고, 거문고는 사람을 고요하게 하며
차(茶)는 사람을 상쾌하게 하고, 대나무는 사람을 차갑게 하며
달은 사람을 외롭게 하고, 바둑은 사람을 한가롭게 하며
지팡이는 사람을 가볍게 하고, 물은 사람을 공허롭게 하며
눈(雪)은 사람을 너그럽게 하고, 칼(劍)은 사람을 슬프게 하며
포단(蒲團)은 사람을 야위게 하고, 미인은 사람을 어여삐 여기게 하며
스님은 사람을 담박하게 하고, 꽃은 사람을 운치 있게 하며
금석정이(金石鼎彛)는 사람을 예스럽게 하네


☞ ≪유원집(幽遠集)≫ <십칠령(十七令)>

 

※ 金石鼎彛: 격조 높은 글씨가 새겨진 옛 골동품. 鼎은 하(夏)나라, 彛는 은(殷)나라 때의 종묘 제기(祭器)를 말한다. 

 

※ 황사준(黃士俊)의 <이기병명문(彛器幷銘文)>

 

※ 조선 후기 화가인 우봉(又峰) 조희룡(趙凞龍)의 문집 ≪한와헌제화잡존(漢瓦軒題畵雜存)≫(116)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다만 <십칠령>에서 언급한 水令人空  雪令人曠  劍令人悲  蒲團令人枯의 사령(四令)이 빠진 13령만 소개되어 있다.  

 

※ 근현대 중국화가 부유(溥儒)의 <이기도(彛器圖)> (1942年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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